삼성 24년만에 휴대폰 부품 자급체계 이뤘다

출처 : http://news.fnnews.com/view_news/2012/05/06/201205060100048080002600.html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 24년 만에 숙원사업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이뤄냈다. 올 1·4분기에 세계 휴대폰 판매량 1위를 달성한 것과 함께 꿈의 '부품 자급체계'까지 완성한 것이다. 특히 부품 자급체계를 완성한 것은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휴대폰 시장에서 제품 디자인과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부품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제품 출시 일정과 기능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공고한 하드웨어(HW) 생태계를 기반으로 애플 등 경쟁사에 비해 차세대 혁신제품을 더 활발히 선보일 수 있는 한 수 위의 기량을 확보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품부터 외형까지 HW 한 몸

6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출시를 앞둔 '갤럭시S3'는 연산장치부터 통신기능 칩, 기억장치(메모리반도체), 화면(디스플레이)은 물론 카메라, 배터리 등 주요 부품까지 내부 및 계열사 제품으로 해결했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 두뇌, 심장, 내부 장기들까지 한 몸을 구성한 것.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 초기부터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등 디스플레이를 내부에서 조달했다. 휴대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지난 2009년 초부터 본격 생산.적용했다. 스마트폰 초기 제품 'T옴니아'부터 기존 퀄컴, 마벨,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의 AP 대신 자체 칩을 적용한 것. 이즈음 휴대폰용 디지털신호처리(DSP) 칩도 직접 개발해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난제는 통신용 모뎀 칩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6년 동기식(CDMA) 2세대(2G) 이동통신기술로 가장 먼저 전국망을 갖췄고, 이때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삼성전자.LG전자는 세계적인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휴대폰을 통신망에 연결해 살아 있게 하는 통신칩은 거의 100% 퀄컴에 의존해야 했다.

■통신칩 해외의존 한계 뛰어넘어

삼성전자는 통신칩의 중요성을 감안해 2G 통신망 상용화와 동시에 칩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퀄컴칩에 비해 소비전력이 너무 커서 내수용으로 소량 공급했을 뿐 상용화엔 사실상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통신칩 개발기능을 반도체사업부에서 휴대폰사업부로 옮겨 연구개발(R&D)에 몰두해왔다.

삼성전자가 3세대(3G)를 건너뛰고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신칩을 상용화한 것은 지난 2009년. 업계에 따르면 국내와 미국 샌디에이고 연구소에서 LTE 통신칩 상용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렇게 개발한 통신칩을 '갤럭시탭10.1' '갤럭시넥서스' 등에 적용한 뒤, 올해 최대 전략제품 갤럭시S3에 장착함으로써 완성도를 입증했다.

휴대폰용 반도체 업계 한 임원은 "휴대폰 업계는 단말기 한 대를 팔 때마다 내야 하는 통신칩 라이선스 비용이란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4G 통신칩의 안정화 문제만 해결하면 부품 조달에서 부러울 게 없는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완제품-장비까지 '척척'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하나로 만드는 멀티칩패키지(MCP)에서 최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AP는 세계 2위이고, 최고 점유율을 가진 휴대폰 카메라용 시모스이미지센서(CIS)에 이어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까지 자체 조달에 나서고 있다. 또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NFC) 칩도 상용화해 놓은 상태다.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배터리 등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가 공급한다.

여기에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반도체 생산(파운드리), 통신장비 사업까지 갖추고 있어 세계 1위 스마트폰 사업과 시너지가 날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