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들

NHN '네이버톡' 오픈… 이번에도 베끼기?

2000년대 초반 '지식iN' '실시간검색어' 등의 혁신적인 서비스로 각광받았던 네이버가 최근 모방하는데만 열중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내놓기보다 다른 업체에서 이미 선보인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는 평가다. 더이상 네이버에 "혁신은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NHN (187,000원 보합0 0.0%)은 PC·모바일 연동 메신저 '네이버톡'의 시범서비스를 16일부터 시작했다. 네이버톡은 네이트온과 카카오톡의 기능을 한 데 묶은 것같은 서비스다. PC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을 통해 지인들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메신저 서비스인 셈이다. 네이버가 '네이버톡'을 들고 주목받고 있는 무료 메시지 시장에 본격 뛰어든 것이다.

'네이버톡'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과의 차이점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네이버톡은 현재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톡과 큰 차이가 없다. 카카오톡과 달리 PC 연동 기능이 있지만, 이 역시 다음의 '마이피플'과 동일한 기능이다. 6년 전 출시된 구글톡과도 흡사하다.

image
↑ NHN이 16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네이버톡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톡은 기존에 나왔던 모바일 메신저와 기능면에서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톡(左), 마이피플(中), 네이버톡(右) 화면.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네이버가 창의적인 서비스를 내놓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덩치가 커진 네이버로서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성공한 서비스들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이같은 경향은 최근 1~2년 사이에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스마트폰이 급증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됐지만, 네이버는 항상 한 발 늦었다. 지도, 검색 등 대부분의 모바일 분야에서 네이버는 경쟁사인 다음보다 관련 서비스를 늦게 출시했다.

과거만 하더라도 NHN은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네이버가 지난 2000년 내놓은 '통합검색'은 구글과 야후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2002년 출시된 '지식iN' 역시 국내외 업체들이 앞다퉈 모방 서비스를 내놨다. 또 네이버 실시간검색(2005년)은 국내 포털업체들의 인터넷 생태계 자체를 바꾼 획기적 서비스였다.

2000년대 초반 업계 5위권에 머물던 네이버는 혁신적 서비스를 앞세워 지난 2003년 국내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8년에는 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 1조7482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그동안 네이버가 보여줬던 '벤처 정신'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NHN의 분기보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전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르렀지만 지난 2010년 3분기에는 9.84%까지 떨어졌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 벤치마킹과 인수합병(M&A)으로 위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활발한 연구개발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다면 인터넷업체에는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