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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웨이 최고 영업사원의 비밀병기

출처 : http://realtime.wsj.com/korea/2012/02/17/암웨이-최고-영업사원의-비밀병기/

초등학교 1학년 교사였던 홀리 챈(68세)은 신장 약 150cm이며 스펭글 장식을 좋아한다. 손주를 둔 할머니이기도 한 그녀의 외관만 보아서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영업의 귀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Jacob Keple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AMWAY spokesperson Holly Chen speaks during a convention in Las Vegas, NV at the Gold Coast Hotel on January 07, 2012.

올해 1월 어느 날 밤 라스베가스 카지노 연회장을 메우고 있던 1,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챈을 맞이했다. 검정 에나멜 부츠를 신은 그녀가 무대를 가로지르는 순간을 담기 위해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그러나 챈이 연단에 서서 고인이 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이자 분위기는 급반전되었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타인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연설 후 그녀는 북경어로 이야기했다. “사랑의 신호를 보내면 상대도 내게 같은 신호를 보내게 되어있다.”

챈은 감정을 통한 사업의 달인이다. 지난 30년 동안 챈 부부는 세계 최대의 암웨이 공급자로 성장했으며 수수료를 대가로 일하는 약 3십만 명의 영업사원을 지휘하고 있다. 기존 직원을 거쳐 새로운 인력이 영입되면서 타이완을 중심으로 삼았던 그녀의 영업망은 홍콩과 중국본토를 거쳐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과 러시아의 화교사회까지 확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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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의 다단계 영업망은 뛰어나다는 뜻의 “차오판”이라 불린다. 차오판은 2009년 이래 연 30% 이상씩 확장을 거듭해 챈은 현재 암웨이 영업직원 중 10%를 수하에 두고 있으며 이들 실적에 대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한 직접판매 관련 잡지는 그녀의 수입이 연 8백만 달러인 것으로 추정한다. “나 자신도 내가 얼마나 버는지 모른다”라고 챈은 차오판 미국지사 일부가 모였던 라스베가스에서 말했다.

자체 브랜드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미국 미시간 기업 암웨이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선진국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번지면서 암웨이 영업을 부업으로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소비자들이 추가 수입을 올리고자 하는 중남미와 아시아에서는 더욱 활발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암웨이 매출의 90%는 외국에서 발생한다.

Jacob Keple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Crowds gather at an AMWAY convention in Las Vegas, NV at the Gold Coast Hotel to watch spokesperson Holly Chen speak on January 07, 2012.

비공개기업인 암웨이의 작년 매출은 2월 23일 공개 예정으로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내부 관계자는 밝혔다. 2010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예기치 않게도 경기침체는 또한 이제까지 논란이 많았던 암웨이의 직접판매 방식을 옹호하는 역할을 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각 기업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객과 직접 연결고리를 형성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며 고객을 숨은 영업인력으로 활용해 자사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하는 이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북경어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곳 라스베가스 연회장에서 친구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챈이 역설하는 가운데 충격적인 가능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어쩌면 비지니스의 미래가 다른 것도 아닌 바로 암웨이 모임과 같은 모습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암웨이 모임은 사람들의 욕구를 끌어내기 위해 정교히 계획된다. 희미한 조명 속에서 챈 부부가 빨간색 캐딜락 컨버터블을 타고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퍼레이드에 참석한 모습을 보이는 동영상이 상영된다. 다른 동영상은 샤넬의 최고 고객 50인 중 한 명인 챈이 전용기에서 내리는 모습과 아시아 전역에서 대형 집회를 주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지난 가을 타이완에서 그녀가 연 집회는 2만1천 명이 들어설 수 있는 장소를 가득 메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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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로 11년 재직한 경험을 기반으로 챈은 엄격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이야기한다. 그녀를 따르는 사람들은 챈을 선생님이라는 뜻의 북경어인 ‘라오시’라고 부른다. 사람들의 욕구를 행동을 바꾸는 것이 그녀의 임무이다.

암웨이 영업사원 대부분의 인생에는 이와 같은 화려함이 거의 없다. 암웨이 측에 따르면 북미지역 암웨이 영업사원의 총수입—순수입이 아니라—은 월평균 200달러라고 한다. 암웨이가 기만적인 수법을 사용했으며 이익에 대해 오도했다며 전 미국직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해 회사 측은 1억5천5백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자사가 부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밝힌 암웨이는 새로운 영업사원 영입보다 제품 판매에 중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사업방식을 “변신”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암웨이의 사업에 대해 챈이 의문을 품고 있었더라도 그러한 의문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신이 나를 위해 암웨이라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늘 생각해 왔다.”

성공은 원초적인 믿음에서 시작된다. “암웨이 영업을 하게 되면 사고방식과 태도를 바꾸게 되고 당연히 그에 따라 결과도 바뀌게 된다.”

라스베가스 모임 앞줄에 앉아있던 캐나다 영업사원인 폴 챈은 이번 연설에 동조했다. 중요한 것은 “과거와 자신의 직업, 직장을 다 잊고 마음을 열고 여기 와서 배우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Jacob Keple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참석자들은 홀리 챈이 즐겨 하는 간단한 이야기와 강론으로 구성된 강연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수 시간 길이의 강연에서 그녀는 콜럼버스와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만리장성과 빌 게이츠에 이르기까지 기존 틀에 즉흥적인 내용을 결합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 영화배우조합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의 호의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를 고양시켜 베푸는 것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다.”

챈의 강연은 또한 그녀 자신의 이야기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그녀가 자란 어촌에서는 쌀죽이 사치일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다. 교직을 그만두고 암웨이로 옮긴 챈은 카지노 테이블이나 화장실을 기다리는 줄(앞사람이 아니라 뒷사람에게 말을 걸라고 그녀는 조언한다)에서 새로 사원을 영입하면서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1986년 휴스턴의 중국어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챈은 미국에 진출하게 된다. 전에 가르쳤던 학생이 방송을 본 덕에 차오판 미국지점을 위한 인맥이 형성되었다. 중국정부가 1995년 직접판매를 허용하자 그녀는 길거리에서 식당을 추천해 달라고 말을 걸면서 인맥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친구를 만든 후 암웨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라스베가스 연회장을 둘러보면서 챈은 감정을 통한 방식에 대해 설명했고 참석자들은 아무 의심 없이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사람의 겉이 아니라 속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알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