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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들

애플, ‘마운틴 라이언’ 미리 써보니

출처 : http://www.bloter.net/wp-content/bloter_html/2012/06/114490.html


애플 컴퓨터의 새 운영체제(OS) ‘OS X 10.8(마운틴 라이온)’이 윤곽을 드러냈다. 애플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6월11일, 5천여명의 개발자가 모인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12′에서 마운틴 라이온을 정식으로 소개했다. ‘게임센터’와 ‘알림센터’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용 OS ‘iOS’에서 볼 수 있었던 기능이 부각됐고, 공유 기능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였다.

“통합과 공유.” 애플이 맥과 모바일 기기용 OS를 발전시키는 방향이지만, 그렇다고 애플은 발걸음을 서두르지는 않는다. OS X와 iOS가 완전히 똑같은 생김새를 갖도록 디자인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애플은 OS X에서 iOS로, 혹은 반대 방향으로 사용자가 매끄럽게 넘나들 수 있도록 판을 짜고 있을 뿐이다. OS X와 iOS 사이에 오작교 역할을 하는 건 ‘아이클라우드’고, 마운틴 라이온은 이전 버전 맥 OS X 10.7(라이온)과 비교해 아이클라우드의 역할을 키웠다.

현재 마운틴 라이온은 개발자 미리보기 버전4(DP4)로 체험할 수 있다. OS X와 iOS 개발자라면 써봐도 좋다. 완성품에 가장 가까운 버전이다. 일반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정식 버전은 오는 7월 중 맥 앱스토어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가격은 19.99달러다.

게임센터부터 새 ‘사파리’까지

게임센터

게임센터는 원래 iOS에 있던 기능이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게임 앱을 엮어주는 일종의 게임 허브였다. 앱스토어에서 어떤 게임을 내려받았는지, 게임의 도전과제를 얼마나 진행했는지, 혹은 친구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마운틴 라이온의 게임센터도 iOS 게임센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맥 컴퓨터나 iOS 모바일 기기를 쓰는 친구가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알 수 있고, 서로의 도전과제를 공유할 수 있다.

게다가 마운틴 라이언의 게임센터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가 맥 컴퓨터 사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애플은 이날 발표 현장에서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이 직접 아이패드와 맥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OS X와 iOS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다.

알림센터

알림센터는 맥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나타난다. 애플의 트랙패드 멀티제스처와도 호환돼 터치패드를 오른쪽 끝에서 왼쪽으로 밀어도 볼 수 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화면 위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볼 수 있었던 익숙한 화면이다. e메일이나 새로 받은 메시지, 앱 판올림 사항 등 사용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알림을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난다.

미리알림

미리알림 기능도 맥 컴퓨터로 들어왔다. 사용자가 잊지 말아야 하는 일정이나 작업을 등록해 두면, 정해진 시간에 알려준다. 마운틴 라이언부터 위치정보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사무실에 도착했을때, 혹은 특정한 장소를 떠났을때 해야할 일을 알려주는 등 스마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공유버튼

공유버튼은 마운틴 라이언 곳곳에 녹아들었다. ‘미리보기’ 앱이나 ‘포토부스’, ‘어패춰’, ‘사파리’ 등 애플의 기본 앱에 모두 들어갔다. e메일이나 트위터, 메시지, 플리커 등으로 사진이나 글을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어떤 앱에서 공유버튼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뭘 공유할 수 있는지도 달라진다. 이를 테면 사파리의 공유 기능은 웹페이지 링크를, 어페춰의 공유 버튼은 사진을 공유하는 식이다.

애플은 공유버튼의 개발 API를 공개했다. 서드파티 개발자가 만든 앱에도 공유버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받아쓰기

공유버튼만큼이나 받아쓰기 기능도 마운틴 라이언 전반에 걸쳐 이용할 수 있다. 사파리의 ULR 검색창과 구글 검색창은 물론 알림센터의 트위터 메시지, ‘노트’ 앱에서도 쓸 수 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맥 OS 부문 수석 부사장은 WWDC 2012 기조연설 자리에서 “심지어 MS의 맥 용 오피스에서도 쓸 수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받아쓰기 기능을 활성화 한 다음 말만 하면 된다. 하지만 실제로 쓰는 것은 만만찮다. 아직 우리말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리보기

미리보기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미리보기 앱은 원래 맥 컴퓨터에서 사진이나 문서를 열람하는 뷰어 역할을 했다. 마운틴 라이언 부터는 미리보기 앱이 아이클라우드를 품었다. 아이클라우드에 사진이나 문서를 올리는 플랫폼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저장된 문서를 바로 편집하는 기능도 갖췄다.

사파리

가장 할 말이 많은 건 애플의 웹브라우저 사파리다. 웹브라우징 속도를 높였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지만,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아이클라우드 탭이 눈에 띈다. 아이클라우드 계정으로 연결된 애플의 다른 기기에서 보고 있는 사파리 웹페이지를 그대로 불러오는 기능이다. 아이패드에서 웹서핑을 하다가 맥북에어에서 바로 이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리드잇레터’와 같이 웹 링크를 공유해주는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웹브라우징 환경도 예쁘게 꾸몄다. 새 탭을 열면, 방문 기록을 기초로 웹사이트의 이미지를 나열해 준다. 현재 어떤 탭을 보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탭 뷰 기능도 지원한다. 탭 뷰 모드는 유튜브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웹 페이지 정보를 제공한다.

애플과 MS…같은 방향, 다른 생각

마운틴 라이온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애플은 자신감이 넘쳤다. iOS가 모바일 기기 시장의 큰 흐름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퓨마(Mountain Lion)’는 iOS에 사뿐히 올라탔다. 앞으로 OS X와 iOS가 완전히 같은 모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애플은 두 OS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공유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각이 다르다. MS는 올해 말께 출시할 차세대 OS ‘윈도우8′을 통해 완전히 다른 판을 짜려 한다. 컴퓨터용 OS 시장은 애플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용 OS 시장에선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발걸음이 바쁠 수밖에 없다.

MS는 OS 자체를 공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애플이 매끄럽게 두 OS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면, MS는 서로 다른 두 기기에서 똑같은 OS를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윈도우8은 PC용과 모바일 기기용 ‘윈도우8 RT’ 두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윈도우8 RT가 얹혀질 모바일 기기는 태블릿 PC를 비롯한 ARM SoC를 탑재한 기기다.

덕분에 새로 분류해야 하는 기기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태블릿 PC 형태 외에 슬라이드형 노트북이 나올 수도 있고,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는 윈도우8 태블릿 PC가 등장할 수도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애플과 달리 모바일 기기 OS 시장에 새로 들어가야 하는 MS의 선택이다.

용단이라면 용단이고, 도전이라면 도전이다. “아무래도 메트로 UI보단 데스크톱 모드를 이용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라고 말하는 윈도우8 릴리즈 프리뷰 사용자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메트로 UI로 대표되는 MS의 이 같은 전략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지는 실제로 윈도우8이 출시된 이후에나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애플과 MS 모두 컴퓨터용 OS를 개발하는 데 있어 뒤늦게 등장한 모바일 기기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